맹세나 서원이 성경적으로 옳은 것이냐 옳지 않은 것이냐 하는 주제는 16세기 Anabaptist들과 개혁주의 교회들 간에 큰 논쟁점이었습니다. 개혁주의 신앙고백서를 따르는 Westminster 고백서와 Savoy 고백서는 맹세는 합법적이고 옳은 것이라고 했고, Anabaptist들은 맹세에 대해서 절대 반대 하였고 합법성이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Westminster 신앙고백서 22장과 1689년 런던침례교 신앙고백서 23장은 거의 같은 내용이지만 Westminster 신앙고백서 22장 3항 후반에 “그러나 합법적인 권위로 말미암아 선하고 옳은 것에 대한 맹세가 부과될 때 그 맹세를 거절하는 것은 죄가 된다”는 내용은 1689년 런던침례교 신앙고백서에는 빠져 있습니다. 1527년에 나온 Anabaptist의 신앙고백서 가운데 Schleitheim confession(슐라이트하임 신앙고백서)은 7개 조항으로 되어있는데 마지막 7항은 “모든 맹세는 신약시대에 금지되었다”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침례교인들은 Anabaptist처럼 모든 맹세를 금지 한다는 입장도 아니고, 장로교처럼 합법적인 맹세를 거부하는 것은 죄라는 입장도 취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로만가톨릭의 헛되고 거짓된 맹세에 대하여 너무 식상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1689년 런던침례교 신앙고백서 23장 3항 후반에 “성급하고 거짓되고 헛된 맹세를 통하여 하나님의 진노를 촉발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 연유로 이 땅은 통곡하게 되는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맹세를 그처럼 기피한 Anabaptist들의 입장에도 이해할 만한 역사적 사유가 있다는 말을 하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침례교인들은 맹세와 서원의 합법성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개혁주의 교회들의 이해에 동조하는 입장입니다. 단지 지나치게 강경한 어조를 자제한 것이고, 침례교회는 Anabaptist 입장과는 다르다는 것을 공표한 것입니다.
Ⅰ. 먼저 제1~4항은 “합법적인 맹세(Oath)”에 대해서 고백하고 있습니다.
1. 먼저 1항은 합법적인 맹세가 무엇인가? 정의 내리고 있습니다. “합법적인 맹세는 종교적인 예배의 한 부분입니다. 이 맹세 행위에서 진리와 의와 올바른 판단에 따라서 맹세하는 맹세자는 자신이 맹세하는 내용에 관하여 엄숙하게 하나님을 증인으로 기원하여 진실성이나 허위성 여부를 하나님 앞에서 판단 받겠다는 것이다”라고 했습니다. 하나님을 불러 모시고 내 말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판단해 달라는 요청이 맹세입니다.
2. 2항에서는 “합법적인 권위에 의해서 요구되는 경우에는 합법적인 맹세가 행해질 수 있다”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침례교회가 합법적인 맹세가 행해질 수 있다고 주장하는 근거는 여덟 가지가 있습니다.
1) 첫째로, 출20:7에 “너는 너의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망령되이 일컫지 말라”라고 했는데 여호와의 이름을 전혀 일컫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망령되이”일컫지 말라 한 것입니다. 하나님의 이름으로 거짓되게 맹세하지 말라는 의미이지, 전혀 맹세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2) 둘째로, 신6:13에 “네 하나님 여호와를 경외하며 섬기며 그 이름으로 맹세할 것이니라”라고 했고, 신10:20에도 “네 하나님 여호와를 경외하여 그를 섬기며 그에게 친근히 하고 그 이름으로 맹세하라”라고 한 말씀들은 하나님의 이름으로 맹세하는 일의 합법성을 말하는 것입니다.
3) 셋째로 히6:13~14에 “(6:13)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실 때에 가리켜 맹세할 자가 자기보다 더 큰 이가 없으므로 자기를 가리켜 맹세하여(6:14) 가라사대 내가 반드시 너를 복주고 복주며 너를 번성케 하고 번성케 하리라 하셨더니”라고 했습니다. 하나님 자신이 하나님 자신을 가리켜 맹세하신 것은 하나님이 맹세의 모범을 보이신 것이며, 성도들의 맹세도 합법성이 있음을 말하는 것입니다.
4) 넷째로, 많은 구약의 성도들이 맹세한 것은 맹세가 합법성이 있는 일임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창24:3에 “내가 너로 하늘의 하나님, 땅의 하나님이신 여호와를 가리켜 맹세하게 하노니...너는 가나안 족속의 딸들 가운데서 이삭의 아내를 취하지 말고, 내 고향 내 족속에게 가서 이삭의 아내를 취하여 오라“라고 했습니다. 창47:30~31에 야곱은 죽을 때 요셉을 불러 맹세시켰습니다. “(47:30) 내가 조상들과 함께 눕거든 너는 나를 애굽에서 메어다가 선영에 장사하라 요셉이 가로되 내가 아버지의 말씀대로 행하리이다(47:31) 야곱이 또 가로되 내게 맹세하라 맹세하니 이스라엘이 침상 머리에서 경배하니라”라고 했습니다. 창50:25에서 요셉도 “(50:25) 요셉이 또 이스라엘 자손에게 맹세시켜 이르기를 하나님이 정녕 너희를 권고하시리니 너희는 여기서 내 해골을 메고 올라가겠다 하라 하였더라”라고 했습니다.
5) 다섯째, 모세 율법에도 “맹세”가 요구되는 경우가 있음을 증거하고 있습니다. 민5:19에 아내의 간통을 의심하는 남편은 제사장에게 데리고 가서 맹세를 시키는 것입니다. 제사장은 “(5:19) 여인에게 맹세시켜 그에게 이르기를 네가 네 남편을 두고 실행하여 사람과 동침하여 더럽힌 일이 없으면 저주가 되게 하는 이 쓴 물의 해독을 면하리라”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간음을 하고도 하지 않았다고 맹세하면 쓴 물로 인해서 배가 부어서 백성의 저주 거리가 되게 한다고 했습니다. 왕상 8:31에 솔로몬이 성전봉헌기도를 할 때 “(8:31)만일 어떤 사람이 그 이웃에게 범죄함으로 맹세시킴을 받고 저가 와서 이 전에 있는 주의 단 앞에서 맹세하거든”하나님이 옳고 그름을 판단해 달라고 기도하였습니다. 출22:10~11에 사람이 나귀나 소나 양이나 다른 짐승을 이웃에게 맡겨 지키게 하였다가 죽거나 상하거나 몰려가도 본 사람이 없으면 두 사람 사이에 맡은 자가 이웃의 것에 손을 대지 아니하였다고 여호와로 맹세할 것이요 그 임자는 그대로 믿고 배상을 요구하지 말라고 하였습니다.
6) 사65:16에 선지자 이사야도 땅에서 맹세하는 일이 있다고 말씀했습니다 “땅에서 맹세하는 자는 진리의 하나님으로 맹세하리니”라고 했습니다.
7) 마26:63~64에 “(26:63)대제사장이 가로되 내가 너로 살아 계신 하나님께 맹세하게 하노니 네가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인지 우리에게 말하라(26:64) 예수께서 가라사대 ”네가 말하였느니라(Yes, it is as you say)” “네가 말한 바와 같이 내가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라고 하나님께 맹세하고 말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리스도께서도 맹세하신 것은 맹세가 합법적이라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8) 고후1:23에 “내가 내 영혼을 두고 하나님을 불러 증거하시게 하노니 다시 고린도에 가지 아니한 것은 너희를 아끼려 함이라”고 했습니다. 바울도 맹세의 모범을 보인 것을 맹세가 신약시대에도 합법적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3. 그렇다면 마5:33~37의 말씀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도무지 맹세하지 말라”는 말씀은 모든 맹세가 불법적이라는 말씀은 아니라고 보아야 합니다. 당시 바리새인들 “하늘로”,“땅으로”,“예루살렘으로”,“성전으로”,“제단으로” 맹세하였는데 마23:16~18에 그런 이름들로 맹세하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성경적이 아닌 위선적이고 지킬 의도가 없는 불경한 맹세를 하지 말라는 의미입니다.
4. 2항 전반은 합법적인 맹세의 거룩성을 말씀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이름으로만 맹세해야 하고, 거룩한 경외심과 경건한 마음으로 행하여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하나님의 이름으로 맹세하면서 하나님의 이름을 허망하고 경솔하게 사용하는 것도 죄요, 하나님의 이름이 아닌 “다른 이름”으로 맹세하는 것은 죄악이라고 하였습니다. 이 두 가지 경우는 두려움으로 기피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5. 2항 중반에는 합법적인 맹세가 필요한 세 가지 경우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1) 중대한 일이나 중요한 순간에 진리를 확인하기 위한 경우
2) 맹세 이외의 다른 방법으로는 다툼이 종식되지 않을 경우
3) 그리고 합법적인 권위자에 의해서 요구되는 경우입니다. 예를 들어 재판에서 증인들에게 맹세를 요구하는 경우를 들 수 있습니다.이런 세 가지 경우는 구약이나 신약이나 맹세의 합법성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6. 3항은 맹세의 “엄숙성”을 말합니다. 합법적인 맹세를 하는 사람은 세 가지를 명심해야 합니다.
1) 맹세는 중대하고 엄숙한 행동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2) 자신이 진리라고 확신하게 된 것 이외에는 무엇이든지 장담하지 말아야 합니다.
3) 성급하고 거짓된 헛된 맹세를 통해서 하나님의 진노를 촉발하지 말아야 합니다.
7. 4항은 맹세의 “진실성”을 말하는 것입니다. 맹세하는 사람의 언어는 세 가지 조건이 있어야 합니다.
1) 평범하고 일상적인 언어를 행해야 합니다.
2) 두 가지 의미를 지니는 막연하고 모호한 언어를 피해야 합니다.
3) 심중 유보 즉 마음속으로는 다른 생각을 품는 거짓된 언어를 사용하지 말아야 합니다.
Ⅱ. 5항은 “합법적인 서원(Vow)”에 대하여 고백하는 것입니다.
1. 합법적인 서원의 대상은 오직 하나님뿐 이십니다. 어떤 피조물도 서원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2. 합법적인 서원은 반드시 수행되어야 합니다. 서원은 종교적인 주의력과 성실성을 가지고 이루어져야 하며, 또한 수행되어야 합니다. 전5:4에 “(5:4) 네가 하나님께 서원하였거든 갚기를 더디게 말라 하나님은 우매자를 기뻐하지 아니하시나니 서원한 것을 갚으라”라고 했습니다.
3. 그러나 로마가톨릭이 요구하는 3대 서원 즉 독신서원, 청빈서원, 순종서원 이 세 가지는 수도원을 유지하기 위한 미신적이고 죄악된 올무입니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들은 이런 올무에 얽매일 필요가 없습니다.
<결론>
“맹세나 서원”에 관한 가르침은 소홀히 다룰 수 없는 중요한 주제입니다. 잘 깨닫고 조심스럽게 적용하여 유익을 얻게 되기를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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