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제 26장의 교회론은 장로교의 웨스트민스터 고백서와 가장 두드러지게 차이가 나는 부분입니다. 웨스트민스터 고백서는 단지 여섯 개 항만을 두고있지만, 침례교의 고백서는 15개 항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교회론에서 침례교회 장로교는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것입니다. 침례교의 교회론은 1658년에 발표된 회중 교회의 고백서인 사보이 신앙고백서(Savoy Declaration of Faith)를 많이 참조하였습니다. 사보이 고백서는 17~18세기 회중교회의 거장들이었던 토마스 굿윈(Thomas Goodwin), 존 오웬(John Owen), 존 카튼(John Cotton), 조나단 에드워즈(Jonathan Edwards) 등이 신봉한 고백서였습니다.
제 26장은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는데 1~4항은 우주적 교회를 다루고 있고, 5~15장은 지역교회를 다루고 있습니다. 1~4항은 웨스트민스터 고백서의 영향이 크고, 5~15장은 사보이 고백서의 영향이 큽니다.
Ⅰ. 1항부터 4항까지는 우주적 교회를 다루고 있습니다.
첫째로, 우주적 교회의 개념의 첫 특징은 우주적 교회의 불가시성입니다. (1-2항)
우주적 교회를 표현하는 세가지 중요한 단어는 첫째는 가톨릭(Catholic), 둘째는 택자들(Elect), 셋째는 불가시적(Invisible) 이라는 단어들입니다. 여기서 가톨릭이라는 단어는 로마 가톨릭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 우주적 교회하는 의미입니다. 그러므로 우주적 교회란 불가시적인 교회로서 하나님이 창세전에 택하신 택자들의 모임이라고 정의 할 수 입니다. 우주적 교회가 “불가시적”이라는 의미는 세가지 뜻이 있습니다. 택자를 모으시는 성령의 역사가 불가시적이라는 것이 첫째 의미요, 다른 사람의 영혼 속에 있는 은혜를 완전하고 정확히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이 두 번째 의미요, 교회는 지상에서 가시적으로 드러나지만 아직도 누가 더 들어올지는 알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가시적인 교회는 불가시적인 우주적 교회의 부분적인 표현입니다. 그러므로 가시적인 교회의 회원으로도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이 불가시적인 교회의 회원권을 주장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둘째로, 참된 우주적 교회는 영원성(3항)을 소유합니다.
프랑스 철학자 볼테르가 교회는 사라질 것이라고 예언했지만 도리어 그의 집은 성경인쇄소로 변해 버렸습니다. 지역 교회가 특정지역에서 영원히 보존되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우주적 교회는 불가시적으로 영원히 계속될 것입니다. 지역교회는 비록 오류와 이단 사상에 빠져서 타락할 수 있지만, 참된 신앙을 고백하는 우주적 교회는 언제나 지속됩니다.
셋째로, 우주적 교회는 권위성을 갖습니다(4항).
우주적 교회가 권위가 있다는 말은 첫째로, 주 예수께서 우주적 교회의 머리요 최종권위라는 의미입니다. 둘째로는 로마교황은 어느 의미로도 교회의 머리가 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이 고백서가 로마 교황을 적그리스도라고 표현한 것은 당시의 개신교 지도자들의 이해를 반영한 것입니다. 이런 견해는 오늘날도 왜 그렇게 생각했는가 하는 문제를 연구해 볼 필요가 있는 주제입니다. 왜냐하면 로마 교회의 사상이 성서와 어긋난 면이 많다는 점은 지금도 바뀌지 아니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그리스도는 어떻게 권위를 행사하시는가? 첫째로 성령을 통해서 행사하십니다. 성령은 그리스도의 대리자이십니다. 둘째로 교회의 우주적 감독들인 사도들을 통해서 행사하십니다. 셋째로는 지역교회의 감독들을 통해서 행사하십니다. 그러나 지역교회 감독의 권위는 그 지역교회에 국한 됩니다. 그러므로 로마의 감독이 우주적인 감독권을 갖는 다는 것은 거짓된 주장입니다.
Ⅱ. 5항부터 7항 까지는 지역교회를 다루고 있습니다.
지역교회의 기원(5항)은 예수 그리스도의 사역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우주적 교회의 머리 되시는 예수그리스도께서 말씀사역과 성령의 사역을 통해서 성부가 택하신 영혼들을 불러모으시는데 그 기원이 있습니다. 그리스도는 불러모으신 택자들이 상호 덕을 세우며 공적 예배를 수행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역 교회를 형성하도록 명령하셨습니다. 상호 덕을 세우는 일은 말씀을 가르침으로 세워주는 것(Edification)을 의미합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세우신 교회의 회원 (6항)들은 먼저 그리스도의 참된 제자가 되어야 하며, 침례를 받음으로써 지역교회에 가입되어야 합니다. 제자 삼는 일과 침례 주는 일, 교회 회원이 되는 일은 지상명령에 대한 순종의 행위입니다.
이러한 지역 교회는 하나님이 허락하신 권위와 능력(7항)을 소유합니다. 지역교회는 권위와 능력을 갖습니다. 고린도교회 처럼 문제성이 많은 교회라도 권위와 능력을 상실하지 않습니다. 교회는 이 땅에서 충분한 권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마태복음 18장 18~19절을 보면 교회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풀리리라 하셨고, 두 사람이 땅에서 합심하여 무엇이든지 구하면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이루어 주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고린도전서 5장에도 주 예수 그리스도의 능력이 회중가운데 임하여 계시므로(4절), 악한자들은 회중에서 쫓아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교회 권위의 기원은 예수그리스도 이십니다. 예수 그리스도 자신이 지역교회 권위의 기원이십니다(마 18:20, 고전 5:3~5).
하나님께서 교회에 큰 권위를 주신 것은 첫째, 악한자들을 지역교회에서 출교시키기 위한 것이고(마 18:17, 고전 5:7,13), 둘째는 예배에 영적 능력을 주시기 위함입니다(마 18:20).
지역 교회가 이런 권위를 행사하는 구체적인 규율과 질서는 마태복음 18:15~17, 고린도전서5:4,11과 고린도후서 2:6~8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소아시아 일곱 교회를 향한 말씀(계2,3장) 속에서 각 지역교회는 지역교회 회원들의 권징에 관해서 독자적인 권위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스도는 결코 한 지역교회가 다른 지역교회의 권징의 문제에 간섭, 개입할 것을 명시하거나 암시하지 않으셨습니다.
Ⅲ. 8항부터 13항 까지는 지역교회의 구성과 운영의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지역교회는 항존직분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지역 교회는 두 구성원이 있으며 이들의 명칭은 직분자(Officers)들과 회원(Members)들로 구성됩니다. 두 항존 직분은 감독과 집사로 나누어집니다. 감독은 장로 혹은 목사라고도 불립니다. 헬라적 배경으로는 감독이요, 히브리적 배경으로는 장로요, 목회적인 입장에서는 목사로 불리는데, 하나의 지역교회는 복수로 감독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항존직분의 임명은 선거와 안수의 두 가지 절차를 거쳐서 임명됩니다. 안수는 교회의 목사들이 손을 얹어 기도함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러나 이보다 먼저 그리스도의 임명과 성령의 은사 주시는 은혜가 선행되어야 합니다. 교회의 항존 직분에서 목사의 사명은 가장 중대한 사역을 맡고 있습니다. 목사의 가장 중요한 사명은 “말씀의 사역”입니다. 이 사역이 중대한 사역이므로 교회는 목사가 물질에 대한 걱정으로 세속일에 종사하지 않도록 교회의 능력에 따라서 적절한 물질적 사례를 해야 합니다. 딤전 5:17-18에는 목사에 대한 물질적인 사례를 “존경”이라고 표현했는데 “배나 존경할 자로 알라”하였습니다. 갈 6:6에서는 “가르침을 받는 자는 말씀을 가르치는 자와 모든 좋은 것을 함께하라”(Sharing)이라고 하였고, 고전 9:14에서는 “주께서도 복음전하는 자들이 복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Living)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였습니다. 목사에 대한 적절한 사례는 자연법칙이나 주님의 명령에도 당연한 일로 간주되는 것입니다(고전 9:7-14). 목사의 사명이 “말씀의 사역”이라 해서, 회원들이 말씀의 사역을 할 수 없다는 말은 아닙니다. 회원들도 목사의 보조자로서 말씀의 사역을 할 수 있으나 교회지도력에 순종하여 교만심에 빠지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말씀의 사역은 성령에 의해 은사를 받고, 교회가 인정한 사람이 해야 합니다.
교회는 교회 회원을 치리 할 수 있으며 회원은 그 권위에 순종해야 합니다. 모든 신자들은 지역교회에 가담해야 하며, 교인으로서의 특권을 누릴뿐만 아니라, 교회의 통치에 순복해야 합니다. 한 교회의 회원이 다른 회원에게 범죄하여 피해를 입힌 경우에는 마 18:15-17에 규정된 대로 피해자에게 의무를 수행해야 하며, 그 일로 인하여 예배나 교회의식에 불참하거나 교회를 어지럽히는 일이 없어야 합니다. 교회에서 권징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잠잠히 기다리며 순복해야 합니다.
지역교회 상호간의 교제는 서로의 선과 번영을 위해서, 서로 유익이 되고, 평화와 사랑의 성숙을 위해서 상호 교제해야 합니다. 지역교회 간에 교리나 행정의 차이가 있는 경우에는 함께 교제하는 교회의 대표자들이 적절한 충고를 할 수는 있으나, 개별교회에 대한 사법권을 부여 받지는 못합니다.
<결론>
침례교회는 회중교회로서 독특한 교회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민주적인 교회이면서도 성경에 따른 목회자의 권위를 인정하는 교회입니다. 회중의 참여와 직분자의 헌신과 목회자의 권위가 적절히 조화되는 교회가 가장 건강한 교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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